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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태허 스님 애국혼 나눔 운동 싹 틔웠어요”
관리자
조회수 : 2017   |   2007-09-10


운암청년단, 선재동자원 봉사 현장 잡풀 뽑기·청소 봉사…추석 송편 빚기도 매달 둘째 주 토요일마다 정기 봉사키로 대학생 언니가 생겼다. 동화책도 같이 읽고 자전거도 함께 탔다. 머리도 가지런히 해 예쁜 핀도 꼽아줬다. 하루뿐이지만 세 살 배기 우인이게는 여간 신나는 일이 아니다. “언니, 우리 자전거 시합해요.” “여기서 운동장 한 바퀴 돌아오면 이기는 거야. 자, 출발.” 의정부에 자리한 조계종 통일안국사 선재동자원(원장 지산)서 작은 운동회가 열렸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자전거 두 대가 운동장을 가로지른다. 까르르 웃으며 언니 뒤를 좇는 여자 아이, 형을 이기려고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남자 아이. 세 대, 네 대…. 가을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가 늘어날수록 마음의 벽은 조금씩 허물어져 갔다. 지난 9월 8일 운암 김성숙(태허 스님) 선생 항일운동 사적지 탐방단 1기와 2기로 구성된 ‘운암 청년단’ 20여 명이 선재동자원을 찾았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이역만리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태허 스님의 애국혼을 나눔 운동으로 계승하기 위함이다. 선재동자원에는 가정에서 외면한 2세부터 19세까지 44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60여 명이 함께 생활했으나 보건복지부의 미인가 시설 신고 기준 탓에 몇몇 아이들은 이곳을 떠나야 했다. 아이들이 현재 지내는 생활관은 예전 법당이 누전으로 소실돼 마련한 것. 그래서일까. 의욕과 달리 운암 청년단이 먼저 부딪힌 것은 아이들과의 단절감. 다운증후군 등 장애를 가진 아이와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아이 등등. 아이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우선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생활관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놓인 책들은 책꽂이에 가지런히 정리하고 남학생들은 생활관 주변 잡풀을 뽑고 이불 빨래를 털어 널었다. “퉁, 퉁, 퉁….” 운동장 한 가운데 농구공 등장하자 금세 경기가 펼쳐졌다. 초등학교 4학년 영재는 형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갑자기 운동장이 부산해졌다. 자전거 시합하는 아이, 그네 타는 아이, 트램플린서 통통 뛰며 노는 아이, 축구 하는 아이 등등. 선재동자원에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아이들에게 ‘맛을 보아요’란 동화를 읽어 준 이은주(공주교대 초등교육학과) 학생은 “정을 받고 자라지 못해 감정 표현이 극단적인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며 “집이 멀지만 한 달에 한 번은 꼭 이곳을 찾아 아이들과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운암 청년단은 마음을 조금씩 연 아이들에게 이날 오후만큼은 형, 언니, 오빠, 누나가 됐다. 내친김에 9월 16일 선재동자원에서 추석맞이 송편 만들기 행사 동참도 결의했다. 게다가 매달 둘째 주 토요일마다 선재동자원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2기 운암 청년단 회장 장완주 학생은 “아이들이 낯설어할까 걱정했었다”며 “그러나 밝게 웃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고 다음 방문엔 프로그램을 기획해 뜻 깊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밝혔다.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중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열망했던 태허 스님. 이제 그 후손들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다른 방편에 담아 실천하는데 발을 내디뎠다. 세대를 뛰어 넘은 애국혼이 운암 청년단 가슴에 새겨져, 그 마음 밭에 소외 이웃을 돌아보는 훈훈한 나눔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의정부=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917호 [200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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